깃발 배포 
@lettherebeloveinitaewon


2023.02.04~2023.02.05

2월 초 열린 해밀톤 호텔 근처 베뉴의 축제에서 즐거운 축제의 상징이자 연대의 상징이기도 한 깃발을 제작하여, 이태원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에게 배포했다.

이태원의 문화, 놀이, 가벼운 말들, 클럽, 음식들 등 그 거리에 존재해온 것들 - 이태원하면 떠오르는 물질과 비물질들을 가벼운 도상으로 만들어 깃발로 제작했다. 공연을 보며 깃발을 흔드는 행위가 축제임과 동시에 연대 및 점유, 그리고 작은 표식이기를 바랐다.

깃발을 배포하는 부스는 작업실 중앙에 놓고 동료 작가들이 언제든 제작에 있어서 행위적으로 침범할 수 있도록 하며 1월 중 2주의 기간으로 드로잉을 덕지덕지 붙여 제작했다. 각자 혼자서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닌, 완성된 언어나 이미지가 아닌 것들이기에 명쾌한 하나의 덩어리가 아닌 채로 어설프게 섞인 모양새이다.



오래 걸리는 것을 기다리기만 할 수는 없으니 남은 한쪽 손과 입으로 지금은 진행한다. 미래에 올 좀 더 적확한 애도를 기다리며 가만히 망각할 수는 없다. 그 자리에 주저앉아 그 영토에 속하고, 깃발을 흔들고 노래를 부르며 잘못되었을지도 모르는 애도들을 할 뿐이다. 어찌 되었든 조심스레 미래만을 기다리며 가만히 앉아있는 것. 그것만은 피해야 한다. 모든 손으로 하는 행동을 중단하고 누군가의 손에 내 손을 올려놓는 얌전한 강아지가 되지 않기 위해서. 입으로는 자꾸 소리를 지르거나 무언가라도 잘못 물어뜯어 망치고 있어야 한다. _이수민 글 발췌